'한성순보 삽화부터 현대 목판화까지'

 1883년 한성순보 삽화로 실렸던 '지구전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학습 만화로 일컬어지는 유길준의 '노동야학독본'에 실린 삽화, 최근 어린이 동화에 쓰이는 작품까지 근현대 목판화의 궤적을 한 자리에서 훑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과천 제비울미술관에서 22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출판미술로 본 한국 근.현대 목판화 1883-2007, 나무거울'전은 약 1천200점의 근현대 목판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진하 책임큐레이터는 "목판화가 순수 미술작품의 개념으로 성립된 1950년대 이전까지는 서적의 삽화였던 만큼 근대 목판화 역사를 복원하고자 출판 목판화의 궤적을 추적했다"며 "겨울 방학 학생들이 미술과 함께 근.현대사를 살펴보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성순보의 '지구전도'나 유길준의 '노동야학독본'뿐 아니라 최초의 번역소설인 '텬로역정'(1894년), 국정 아동 교과서에 해당되는 '신정심상소학'(1896), 순한글 잡지의 효시인 '가뎡잡지' 등의 삽화나 신여성 화가 나혜석(1896-1948)이 '개벽'에 실은 '개척자', '대한민보' 등 신문에 실렸던 각종 삽화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목판화 작품을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최초의 순수미술 목판화 작품으로 알려진 배운성의 '세계도'(1993)보다 2년 앞선 1931년 당시 양정중학 교사이자 서양화가인 이병규가 교지 표지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목판화 작품이 전시 준비 단계에서 발굴돼 공개된다.
신문이나 잡지의 삽화, 순수 추상 등 부침을 겪으면서 변화해온 현대의 다양한 목판화 작품도 전시된다.
걸개그림 등으로 대변되는 1980년대의 등 민중미술 작품, 전래동화에 실리는 전문 작가의 작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