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일탈의 기술'展- 삼성동 인터알리아]

'새로운 미술의 세계'를 표방하고 서울 삼성동에 둥지를 튼 미술경매사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가 탄생을 알리는 첫 전시를 마련했다.

오는 2월22일부터 3월20일까지 '일탈의 기술'(Technique of Deviation)이라는 타이틀로 여는 전시가 그것.

경매 대신 기획전을 통해 '향후 가고자 하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번 론칭전은 관심을 모은다.

로또복권 사업자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가 자회사로 설립한 미술복합기업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사장 김종길)가 공식 출범했다.

앞으로 경매, 전시, 아트컨설팅, 프라이빗 컬렉션 자문 등 다방면의 사업을 펼칠 인터알리아는 첫 시도로 전시를 골랐다.

이 회사가 론칭 전시로 꾸민 '일탈의 기술'전은 강남권 화랑에선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젊고 풋풋한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선정된 작가는 총 12명.

모두 20~30대 작가들로 국내외에서 실험적이면서도 독특한 작업으로 기대주를 모으는 유망주들이다.

'일탈의 기술'은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사실적 묘사에 촛점을 맞췄다.

단 '보이는 현상' 저 너머 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본질을 담은 작품에 주안점을 두었다.

일상에서 찾는 리얼리티를 소재로 한 작업들이지만 현실에 머물지 않고 '예술행위를 통한 일탈'을 그려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핵심.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현실적으론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일탈'을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대신 꿈꿔볼 수 있도록 한 것.

참여작가는 김기라(회화+사진), 김수영(회화), 김시연(사진), 김태중(설치+회화), 이명호(사진), 이윤진(사진), 이종명(사진), 이중근(설치), 주상연(사진), 천성명(조각), 최승훈+박선민(사진) 등.

이들 작가들은 사각프레임에 재구성되는 현실로서 다뤄졌던 이데올로기적 담론에 머물기 보다 상상력이 기반된 본질의 파악및 해석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사실적인 현상 또는 형상을 차용하고 있지만 현실 저편의 상상력을 자극한 작품이 두루 포함됐다.

참여작가 중 김시연은 시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설치장면을 전시하고, 그것을 사진에 담아 사진작업으로 만들어낸 작품을 내놓는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울증에 관한 것이고, 그러한 감정에 의해 생성된 소금이 집을 둘러싸고 그것이 다시 자신의 바리케이드가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김태중은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이면서 에로틱하거나 노골적인 이미지로 화면을 메워나간 작품을 출품한다.

자신의 이야기나 꿈, 혹은 상상을 강렬하면서도 자유롭게 형상화했다.

김기라는 소통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집어본 작품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We Are the One'이나 'Coca Killer' 등의 문구를 통해 대중화되어 머릿 속에 인식돼온 텍스트, 혹은 이미지를 시니컬하게 되뇌면서 그 사용과 의미에 대해 한번쯤 비껴나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부부작가인 최승훈+박선민은 손으로 직접 상형문자를 연상케 하는 편지와 잡초와 동물의 한 부분이 확대돼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세련된 사진작품을 함께 출품한다.

이밖의 작가들도 각기 자신만의 또렷한 조형언어로 인간의 소통과 꿈, 희망과 절망 등을 다양하게 다룬 작품을 내놓는다.

김인선 실장은 "앞으로도 기존 상업화랑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참신하고, 도전적인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데 모아 미술팬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