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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화가 그림이야기  조회수 2985

박윤영

박윤영의 작업은 마치 그림으로 이루어진 한편의 소설 같다. 그는 영화, 오페라, 발레, 소설, 노래, 살인사건 등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 혹은 사건을 적절히 차용하고 혼합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즉, 서로 다른 이야기와 사건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거나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도대체 그녀의 병풍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러한 그의 특징은 대표작 [픽톤의 호수]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먼저 작가는 자신이 재구성한 이야기를 글로 쓴 후, 중요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병풍, 족자, 영상, 신문 스크랩 등에 나누어 담음으로써 일종의 종합적인 설치 작업을 만들었다. 전시에 출품된 모든 형태의 작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만 그의 작업에 있어 핵심은 아무래도 병풍이라고 할 수 있다.

 

병풍에는 과거 그가 진행했던 작업 경향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으며, 그만의 현란한 텍스트가 병풍을 중심으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진 <아겔다마로의 여정展>(2006년 2월 발표)과 <익슬란 스탑展>(2007년 9월 발표)에서도 병풍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픽톤의 호수]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어났던 ‘픽톤 농장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로버트 픽톤(Robert Pickton)이다. 박윤영은 이 사건에 여러 이야기를 연결시켜 또 하나의 새로운 내러티브를 생성해냈다. 그림 [픽톤의 호수]에는 ‘픽톤 농장 사건’, 발레 [백조의 호수], 영화 [엘리펀트맨] , TV 시리즈 [트윈 픽스]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하얀 코끼리 같은 언덕], 팝송 [Jennie's Got a Gun], 살바도르 달리의 회화 [코끼리를 비추는 백조] 등 8개 이상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박윤영은 여자들이 살해되었다는 것, 즉 사라졌다는 것에 착안하여 살인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픽톤과 [백조의 호수]에 등장하는 마법사 로스발트(Rothbart)와 TV 시리즈 [트윈 픽스]의 악마 밥(Bob)을 연결시켰다. 픽톤은 26명의 여자를 살해했고, 마법사 로스발트는 여자를 낮엔 백조로 밤엔 사람으로 변신시키며, 악마 밥은 아버지를 사주하여 그의 딸을 죽이게 한다. 박윤영은 가해자라는 측면에서 픽톤, 마법사, 밥을 동일시한다. 로버트와 로스발트는 같은 어원의 단어이고, 밥은 로버트의 단축된 이름이다. 더불어 그녀는 피해자 또는 학대라는 측면에 착안해 살해된 여자들, 백조, 딸을 비롯해 [오페라의 유령]과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을 접속시킨다.

 

[오페라의 유령]과 [엘리펀트 맨]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기형아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그리고 [엘리펀트 맨]은 헤밍웨이의 [하얀 코끼리 같은 언덕]과 달리의 [코끼리를 비추는 백조]로 이어진다. 헤밍웨이의 소설에서 낙태를 강요 당하는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학대 받는 셈이고, 달리의 그림에서 코끼리의 그림자는 백조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스스로 탐정이 되어 사라진 것의 이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겉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그 내면에는 학대, 희생, 트라우마 등 끔찍한 것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기존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

 

 

이처럼 작가의 상상력은 매우 특이하다. 사실 상상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미술계에서도 그녀의 상상력은 너무나 독창적이어서 그 의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찰 정도다. 물론 이 작업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상당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작가 역시 적지 않은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작가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살인 현장과 법정을 직접 찾아다녔고 보다 생생한 작품 제작을 위해 전자 기타를 배우거나 서당에서 한문을 익히기도 했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현대미술에서 다양한 것들이 실험되고 있다. 그중 기존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박윤영의 작업은 예술에 있어 상상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또한 예술을 창작하는 방식에서 색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마도 그러한 독특한 시도에 의해 예술의 영역은 더욱 더 확장될 것이다.

 

   

 


박윤영 (1968 ~ )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보드웰 컬리지와 벤쿠버 필름 스쿨에서 공부했다. 4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그 중 <익슬란 스톱>(2007)은 페루 인류학자 카를로스 카스타네다의 소설 '익슬란으로의 여행'에서 모티브를 빌려왔다. <아겔다마로의 여정>(2006)은 록그룹U2의 음악, 사도행전, 마틴 루터 킹 등을 복잡한 이야기로 엮었다. 화폭 속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끌어들여 트라우마, 욕망, 사랑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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