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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닷컴] [세계의 창] 中 '예술은행'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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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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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현대 화가인 장샤오강(張曉剛), 팡리쥔(方力鈞), 류샤오둥(劉小東) 등의 작품은 요즘 국제시장에서 1점당 우리 돈으로 수십억원을 웃돌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중국의 일반인들도 그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구입할 경우 감상도 하고,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중국에서는 예술은행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예술은행은 캐나다에서 처음 출현해 지금은 서방국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예술 관련 투자기관이다. 지난해 말 상하이(上海)에서 중국의 첫 예술은행이 출범했다. 상하이시 문화발전기금회와 쉬후이구가 공동으로 세운 것으로, 예술품 임대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기업이나 호텔, 개인 등에게 원래 가격의 10%를 연간 임대료로 받고 빌려주는 방식이다.
올들어 베이징(北京)에서는 스지창(世紀牆) 미술관이 예술은행 업무를 시작했다. 방대한 수장고를 보유한 화랑을 갖춰 고객의 작품 구매를 도와주거나 고객의 주문을 받은 작품을 처분해 현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고객이 작품을 구입하면 계약을 맺고 일정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예술은행이 보전해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스지창 미술관 왕보차오(王泊喬) 큐레이터는 “예컨대 10만위안(약 1200만원)을 들여 고객이 우리 화랑이 보유한 작품을 구입했을 경우 1년 안에 최소한 11만위안이 될 것이라는 보증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맺는다”며 “목표액에 미달하면 미술관이 차액을 벌충해 준다”고 말했다.
민간 금융기관인 민생(民生)은행은 예술품 재테크 1호 상품을 올들어 발매했다. 이는 중국에서 처음 나온 예술품 투자 금융상품이다. 금융기관이 고객을 대신해 예술품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예술품 투자펀드의 성격으로 보면 된다. 민생은행 계획에 따르면 고객 투자는 최소 50만위안(6000만원)으로 하고 투자 주기는 2년, 예술품 매매는 전문가들이 관리한다. 예상 투자 수익률은 연 38%로 잡고 있다.
마(馬) 여사는 건축 자재상이다. 얼마전부터 예술품 수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화랑을 찾았으나 가장 값싼 유화가 점당 3만위안(360만원)을 웃도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한 점도 사지 못했다. 샐러리맨인 궁 선생은 무명 여류 화가가 그린 인상파 스타일의 풍경화를 6000 위안(72만원)에 사서 거실에 두고 있다. 그는 “마음에 드는 그림을 사서 감상을 하다가 화가가 유명해지면 작품값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예술품 투자를 조언하는 것이 바로 예술은행이 하는 일이다.
미국의 JP모건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현대 예술품을 소장하기 시작한 은행이다. 현재까지 3만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전세계 250개 지점에 1만여점의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예술은행이 초고속 경제성장에다 문화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관심이 겹쳐질 경우 언젠가는 세계적인 반열에 들어설 것이라는 게 중국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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